제9회 6·25전쟁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격려사
1.
안녕하십니까.
통일부장관 권영세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3년 만에
오늘 「기억의 날」 행사가 열리게 됐는데,
이 소중한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정성 들여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해 주신
이미일 이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 주신
최재형 의원님, 태영호 의원님,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님,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님께도
반가운 인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납북자 가족 한 분 한 분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여러분,
평범한 우리의 형제자매, 아버지, 어머니였던 분들이
하루아침에 북한에 끌려가
아직도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계십니다.
6.25 전쟁 발발 72년이 지났지만,
그분들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10만 명의 납북자분들이 북에서 겪으셨을 고초를 생각하면
이 순간에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또, 하루아침에 가족과 생이별을 겪고 이곳에 남은 가족들은,
오랜 시간 납북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시와 낙인, 사회적 불이익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오랜 세월 국가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너무나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묵묵히 보내오신 인고의 세월에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3.
여러분,
가족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유해라도 가족 품으로 모시고 싶은 마음은
그 어떤 이념이나 사상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하게 드립니다.
또한, 납북자 가족 여러분께서
그동안 겪어 오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도 더욱더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약속도 분명하게 드립니다.
지난 2010년,
납북자와 가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6?25 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당시,
저도 국회의원 신분으로 공동발의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또한, 바로 이 곳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을 설립하여,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민들의 기억을 지키는 일에도
힘을 보태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결실들이 있기까지
이미일 이사장님을 비롯한 납북자 가족 여러분들께서
땀과 눈물로 앞장서 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노력해 나가면서,
이 기념관이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하게 약속드립니다.
4.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바로 북한이 태도를 바꾸는 일입니다.
납북자 문제는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이면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천륜의 문제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민간인 납북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데,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북한 당국이 이제라도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5.
모쪼록 오늘 이 자리가 뼛속 깊이 아픔을 간직하고 계신
납북자 가족 여러분들께 잠시나마 위로가 되고,
더 많은 국민들에게 분단의 현실을 알리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